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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답사기(서암정사,벽송사,법계사,대원사,내원사)/김용환
용민숙  2007-07-10 09:48:15, 조회 : 6,923, 추천 : 197

그동안 여행이나 산행을 통해서 사찰을 가끔씩 둘러볼 기회는 있었지만 이번처럼 불교관련 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사찰답사는 처음 접해보는 것이었고 불자가 아닌 나로서는 사실 조금 어색한 기분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매월 한 번씩 산악회를 통해서 원거리 산행을 하던 중에 지리산 천왕봉 등산과 사찰답사라는 아내의 제안에 호기심 반으로 선뜻 응하긴 하였지만 내심 걱정이 앞섰다. 사찰에서 1박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랄까.......
답사 당일 비가 많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인지 평소의 절반정도의  인원이 탑승했다. 아내의 제안에 강화도에 사는 처제와 산악회 회원 한 사람이 함께 답사 길에 올랐는데 이른 새벽출발을 위해 잠을 설쳐서인지 이동 중에 휴게소 빼놓고는 거의 잠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간사를 보시는 분이 여자 분이었는데 답사를 위한 간식, 안내자료, 명찰, 참석자 파악, 회비걷기 등 모든 것을 혼자서 거뜬히 수행하고 있어 놀랐다.
경기불교문화원 원장님께서 친절하게 답사계획과 사찰정보를 설명해 주어 사찰을 답사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네 시간정도 질주 끝에 일행을 실은 버스는 어느새 전라남도 비탈진 산길을 돌고 돌아 고갯마루를 넘더니 지리산에 들어서고 있었다. 역시 듣던 대로 장엄하고 거대한 지리산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과 산사이의 능선줄기와 계곡들이 짙푸른 숲에 선명하게 그어져 있고 파란 하늘의 뭉게구름이 잘 어우러진  한없이 평화롭고 조용한 산골의 모습이었다.
먼저 도착한 곳은 벽송사라는 사찰이었는데 사찰 뒤 언덕위에 우뚝 솟은 노송 두 그루와 대나무 밭, 사찰 초입에 있는 목장승, 조용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스님이 우리일행을 위하여 시간을 내서 잠깐이지만 법문을 해 주셨다.
벽송사에서 걸어서 10여분정도 거리에 서암정사라는 곳에 들렀는데 벽송사 서쪽에 있는 암자라는 뜻 같았다.
이곳은 스님 몇 분이 10년을 넘게 정성을 모아 화강암으로 된 바위에 굴을 파고 그 안에 부처님, 지장보살, 여러 신 등을 조각했다는데 정교하고 섬세한 불상들로 가득 차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바위에서 배어나오는 색감과 설치된 조명이 배합되어 내게는 왠지 더 자비로운 부처님의 모습으로 보여 졌다. 고맙게도 이곳을 관리하는 보살님이 자세하게 조각에 관한 안내를 해 주셨다. 굴 내부의 환기를 위하여 천정 쪽에 바깥으로 통하는 창문도 있었다.
굴  바깥쪽에도 입구부터 암벽마다 사천왕상을 비롯한 여러 형상의 조각들이 천연암반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곳 산속에 용왕님을 형상화한 조각도 보였다. 용왕님을 이곳에서 조각한 이유는 아직도 모르겠다.
어떻든 미술에 문외안인 내게는 모두 것이 예술작품 그대로였다.
이 작품들이 탄생하기까지 쏟아 부은 시간과 정성과 노력은 실로 대단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례인줄 알면서도 절하는 일행들 속을 비집고 들어가 후래쉬를 터트리며 몇 컷의 사진을 찍어댔다. 많이 미안했다.
이곳에서 점심을 비빔밥으로 공양했는데 주변경관이 좋아서인지 참으로 꿀맛이었다.
우리가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천왕봉 바로 아래 중턱에 자리 잡은 법계사였다. 두 시간을 넘게 달려 일행은 법계사 진입로에 도착했는데 부슬비가 내리고 있어 우의를 입고 등산을 하여야했다. 더운 것 보다는 낫다는 생각으로 등산을 시작했는데 등산로는 넓지도 않고 가파른 길도 많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부슬비에 흠뻑 젖은 나뭇잎사이로 안개인지 구름인지 분간할 수 없는 희뿌연 운무에 휘감긴 산속을 오르고 또 올랐다.
우의 속으로 땀이 흠씬 젖었지만 산속에서 배어나오는 특유의 냄새에 동화되어 큰 숨을 몰아 몇 번이고 토해냈다.
비가 약간 내리지만 흥미롭고 마음 뿌듯한 산행이었다. 왜냐하면 첫째, 맹목적의 산행이 아닌 국내최고의 위치에 있고 역사와 보물을 한 몸에 지닌 법계사를 답사할 수 있다는 점과 둘째로는 난생처음 겪게 되는 사찰에서 하룻밤을 보내야하는 일, 셋째로 국내에 두 번째로 높은 산을 정복한다는 세 가지 과제가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아내와 처제가 함께 할 수 있어 기쁨이 배가될 수밖에.......
나는 평소 산행을 하는 편이어서 선두에 서서 어렵지 않게 산행을 했는데 일부 연로하신 분들은 조금 벅차 보이는 듯했지만 모두 잘 소화해냈다.      
비가 내리지만 땀방울은 연신 흘러내렸고 갈증으로 준비해간 물이 모두 동이 날 즈음 법계사가 눈앞에 들어왔다. 자그마한 절이지만 흔치않은 적멸보궁이라고 했다. 사찰 뒤 큰 바위위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다층석탑이 뿌연 운무 속에 고고한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이 깔리더니 산속은 금방 적막한 밤이 되었다. 밤 예불시간에 나는 배우지도 않은 절을 옆 사람을 따라 수십 번 한 것 같다. 처음엔 겸연쩍어 망설이다가 후에는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스님과 불자님들의 불경이 반복되는 가운데 나는 부처님께 절을 하며 잘못의 뉘우침과 부처님의 자비에 대한 감사와, 나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정성을 모아 빌었다.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의 얼굴이 하나씩 또렷이 떠올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님의 법문말씀 중에 내가 가슴에 깊이 와 닿아 새기고 온 것은 세 가지다.
첫째는, 사람이 자기마음을 어떻게 두었느냐에 따라 주변의 인연들의 화답이나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과 둘째로는, 불교용어로 보시바라밀이라고 하는 베푸는 마음을 지녀서 실천해야한 다는 점과 셋째는 불교용어로 인욕바라밀이라고 하는 것으로써 참고 견디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살면서 늘 기억하고 마음의 양식으로 삼아도 괜찮은 말씀이다.  
법계사에서 밤 예불이 있었음에도 새벽 4시부터 여지없이 목탁소리가 생생히 귓가에 들려왔다. 원장님을 포함한 몇몇 불심이 깊으신 처사님들은 살며시 새벽예불참여를 위해서 나가셨다. 나는 잠이 오지 않아 누워서 불경 읽는 소리와 목탁소리에 취해 몇 시간을 보냈다. 바깥의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도 크게 몰려왔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천왕봉등산이 가능할 텐데 어려울 것 같았다.
아침공양 후 역시 원장님의 결정이 떨어졌다. 천왕봉 등산은 강한 비바람으로 위험해서 다음으로 미루고 남는 시간을 다른 스케줄로 변경하여 진행한다는.......
우리 일행이 하산 길에 접어들고 난 후 얼마 되지 않아 비가 개이기 시작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천왕봉 등산이었지만 그것도 부처님의 뜻으로 보고 우리는 하산하기로 했다. 간밤에 내린 비로 계곡의 물이 많이 불어 있어 군데군데 무명의 폭포가 형성되어 우리를 반겼다.
시간이 남아 대체된 방문 장소는 보리원이라는 사찰이었는데 그 곳은 원장님의 지인인 어느 보살님이 다니는 사찰이라 했고 마침 그 분이 그 곳에 있어 방문해서 점심공양을 하기로 했다.
점심공양에 앞서 산행을 하며 뭉친 근육을 풀기위해 평소 요가를 하시는 보살님 두 분의 지도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자세로 몸을 풀었다. 즐거운 한 때였다.
점심공양은 그야말로 미안할 정도로 진수성찬이었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어서 방문한 곳은 비구니 사원으로 유명한 대원사였다.
시원하고 넓은 계곡 속에 우뚝우뚝 솟은 노송들과 진입관문이 우리 일행을 반겼다. 사찰의 분위기는 깨끗하고 정갈하게 정리되어있고 비구니의 잔잔한 불경이 흐르고 화단을 포함한 샘물까지 구석구석 잘 조화된 사찰이었다.
조용한 가운데 템플스테이 수료식 하는 모습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내원사를 방문하고 귀경길에 올랐는데 버스에서 저마다 느낀 소감도  발표했다.
이번 사찰 답사를 통해서 경기불교문화원 주관행사라는 이점으로 사찰 답사 때마다 스님들의 자세한 안내와 사찰에 얽힌 역사 등을 생생하게 듣고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다만, 6.25전쟁이나 왜적의 침략으로 소실된 국보급의 훌륭한 우리의 문화재가 상처로 남아 있음을 못내 안타깝게 생각하고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삼보사찰답사를 다녀오고 싶다.      
끝으로 1박2일 동안 수고해 주시고 좋은 답사기회를 마련해주신 경기불교문화원 원장님과 간사님,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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