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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중국 禪 기행 | 달마대사(1)] 쑹산이여, 달마대사는 어디 계신가 (1-2)
용민숙  2007-07-04 18:21:43, 조회 : 6,852, 추천 :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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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중국 禪 기행 | 달마대사(1)] 쑹산이여, 달마대사는 어디 계신가 (1-2)

달마대사가 9년간 정진하던 동굴이 있는 5대 명산 쑹산(嵩山)
천년 전 그 동굴 앞에서 달마대사에게 팔 하나를 내던진 혜가대사
진리란 그토록 처절하게 얻어지는 것일까

아는 것을 일상에서 바로 행함이 선(禪)이라는 것을 명민한 시인 백거이는 문득 깨닫지 않을 수 없었다. 선사가 나뭇가지 위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좌선하는 것은 신통을 보여주고자 함이 아니라 단 한 순간도 자신이 행하고 있는 좌선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그랬던 것이다. 하긴 목숨이 위태로운데 나뭇가지 위에서 헛생각을 할 틈이 어디 있겠는가.

소림사는 한적한 덩펑시에서 서북쪽으로 15㎞쯤 떨어진 거리에 있다. 북위 효문제가 인도에서 온 발타(跋)대사를 위해 496년에 창건했다고 하며 달마대사가 530년부터 9년간 주석함으로써 선사(禪寺)의 전통이 세워져 왔으나 지금의 절은 무술의 본향(本鄕)으로 바뀐 듯하다. 사찰 주변에 무술학교만 60여개,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무술 인구만 20여만명이라고 하니 이제는 무술도 경제가치를 지닌 하나의 문화상품이 돼버린 느낌이다.  

소림사 초입으로 들어서니 숲과 나무와 바위들은 어둠 저편으로 날짐승들처럼 사라져버리고 없다. 그러나 어둔 하늘에 솟구친 어슴푸레한 쑹산의 형상은 나의 심장을 마구 뛰게 한다. 저 산 어디쯤에 달마대사가 9년 동안 정진한 동굴이 실재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또 심호흡을 해본다. 천년 전 눈 내리는 날 혜가는 자신의 팔 하나를 잘라 달마대사에게 내보였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게 인간의 의지로 가능한 일일까. 혜가는 달마로부터 무엇을 확신하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으려 한 것일까. 구도 의지란 그토록 간절한 것이고, 진리란 그처럼 처절하게 얻어지는 것일까.

쑹산이 저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존재감이 장엄하게 다가온다. 나에게 실존하는 쑹산은 초조(初祖) 달마대사, 이조(二祖) 혜가대사와 동의어이다. 그러니 나는 중국의 5악(五嶽) 중 하나라는 쑹산의 풍광을 보러 온 것이 아니라 달마대사와 혜가대사를 만나러 달려온 것이다.

물론 내가 거처하는 남도산중의 작은 산방에도 달마대사가 계신다. 소림사에 전해지는 전설 하나가 내 산방에 달마도를 그려놓게 했다. 전설의 줄거리인즉 달마대사가 동굴에서 정진하는 동안 졸음이 올 때는 자신의 눈썹을 뽑아 문 밖에 던졌는데, 그것들이 다음날 아침에 차나무로 자라 있더라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대학의 후배이기도 한 화가에게‘達磨拔眉棄門外 明朝成茶林也(달마발미기문외 명조성다림야)’라는 화제(畵題)를 주고 달마도를 부탁한 것이다.

전설에는 암호처럼 어떤 오의(奧義)가 내재되어 있게 마련이다. 하필이면 왜 달마대사의 눈썹이 차나무가 되었을까. 달마선(達磨禪)과 차(茶)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여 새벽녘까지 뒤척거리다 눈을 잠시 붙였다. ▒
달마대사

중국 남북조시대의 선승으로 생몰 연대는 미상이다. 중국의 선종사 서적으로 가장 오래된 ‘전법보기(傳法寶紀)’에 의하면 달마는 남천축국왕의 셋째 왕자라고 한다. 달마가 해로를 통해 중국 광둥(廣東)으로 들어온 것은 서기 520~525년으로 추정된다. 달마는 뤄양을 거쳐 소림사에 정착한다. 이후 달마는 혜가와 같은 뛰어난 제자를 만나 중국에 선의 씨앗을 뿌리게 됨으로써 중국 선종의 시조가 된다.

/ 정 찬 주 | 소설가, 1952년 전남 보성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월간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 장편소설로 ‘산은 산, 물은 물’ ‘대백제왕’, 산문집으로 ‘암자로 가는 길’ ‘돈황 가는 길’ ‘자기를 속이지 말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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