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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중국 禪 기행 |달마대사(2)] 달마가 남천축에서 중국으로 온 까닭은 (2-2)
용민숙  2007-07-04 18:26:09, 조회 : 9,134, 추천 :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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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이나 짓고 의례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백성의 물건을 겁탈하는 것”
‘부처의 마음’ 벗어나 외형 치우친 중국 불교에 준엄한 경고  

알쏭달쏭한 달마의 대답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난해한 것도 아니다. 아무 공덕이 없다는 것에 대한 해답은 육조(六祖) 혜능(慧能)이 명쾌하게 유권해석을 내리고 있다. 달마가 말한 무공덕에 대해서 한 제자가 의아해 하자 혜능은 이렇게 말한다.

“절을 짓고 보시하며 공양을 올리는 것은 다만 복을 짓는 것이다. 복을 공덕이라 하지는 말라. 공덕은 법신(진리의 몸)에 있고 복밭에 있지 않으니라. (중략) 스스로 몸을 닦는 것이 공이요, 스스로 마음을 닦는 것이 덕이니라. 공덕은 마음으로 짓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선(禪)이야말로 진실한 공덕을 짓는 유일한 방편이다. 양무제가 달마에게 당신은 누구냐고 물었을 때 ‘모릅니다(不識)’라고 한 대답도 달마 자신이라고 고집할 실체는 아무것도 없다는, 즉 공(空)과 무아(無我)를 여실히 드러냈음이 분명하다. 그렇다고 양무제가 끝내 깨닫지 못한 것은 아니다. 달마가 양나라를 떠난 뒤였다. 양무제가 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祖師西來意)을 알고 싶어하자 지공은 이렇게 말한다.

“달마는 관음대사이시며, 부처님의 심인(心印·마음)을 전하는 분입니다.”
“사신을 보내 다시 달마대사를 모셔오도록 하시오.”
“폐하, 사신을 보내어 모셔오라고 하지 마십시오. 온 나라 사람이 부르러 가도 달마대사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자 양무제는 자신의 심정을 글로 지어 ‘달마를 추모하는 비문’에 새기도록 명하였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만나도 만나지 못하니/옛날이나 지금이나/후회스럽고 한스럽구나(見之不見 逢之不逢 古之今之 悔之恨之).”

이리하여 달마는 양쯔강을 따라 북위의 수도 뤄양으로 가 머문다. 북위의 사정도 양나라와 다를 바 없었다. 거대한 영녕사(永寧寺) 9층 탑의 위용은 북위의 국력과 불심을 상징하고 있었다. 달마는 영녕사 9층 탑을 보고는 연일 ‘나무(namas·歸依)’라고 중얼거렸다. 이를 두고 어떤 학자는 달마가 9층 탑을 보고 경탄했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다. 달마가 귀의하라고 한 대상은 9층 탑의 영화가 아니라 마음부처(心佛)가 아니었을까.

달마가 뭐라고 했던가. 절을 짓고 의례만 행하는 수행자는 ‘백성의 물건을 겁탈하여 중생을 괴롭게 한다’고 하여 반드시 흑문(黑門·지옥)에 든다고 하였던 것이다. 달마의 이 경책은 어느 종교이건 1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종교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들에 대한 준엄한 경고이다.

소림사 경내는 향이 타는 연기로 자욱하다. 숨을 쉬기조차 거북하다. 불심을 향의 크기로 나타내려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어린 사미승이 한 재력가의 부탁으로 자신의 키보다 큰 향을 향로에 꽂기 위해 애쓰고 있다. 보고 있자니 눈이 아리고 쓰리다. 이는 복을 짓는 일도 아니고 더더구나 공덕을 쌓는 일도 아니다. 달마가 말한 무공덕일 뿐이다. ▒

/ 정 찬 주 | 소설가, 1952년 전남 보성 출생. 동국대 국문과 졸업. 월간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 장편소설로 ‘산은 산, 물은 물’ ‘대백제왕’, 산문집으로 ‘암자로 가는 길’ ‘돈황 가는 길’ ‘자기를 속이지 말라’ 등.  jchanjoo@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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