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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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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9 21:39:00, 조회 : 908, 추천 : 162 |
사띠의 의미에 따른 아나빠나사띠 수행 방법
붓다빠리사학교 김석
서론
사띠는 부처님이 제시한 수행법임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를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수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사띠의 의미를 설하신 것이 니까야에 나와 있고, 사띠를 기반으로 ‘아나빠나사띠’를 설하셨고, 아나빠나사띠로 4념처가 완성된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4념처를 꾸준히 수습할 때 7각지가, 7각지를 꾸준히 수습할 때 해탈명지가 완성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해탈에 이르기 위해서 사띠의 분명한 의미와 수행법을 제대로 알고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사띠의 의미는 8정도 가운데 하나인 ‘정념(正念)’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8정도의 핵심인 계·정·혜 삼학에 대해서 중요하게 다룰 뿐 정념에 대해서는 소홀히 여겨온 탓에 정념 그리고 그 원어인 ‘사띠’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 채 내려왔고, 더구나 선종에서 정혜쌍수를 강조한 마당에 정념은 설 자리를 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서구에서 명상 바람이 불고 그 여파가 동양에까지 미치자 명상 수행법의 핵심이 ‘사띠’라는 것이 드러났고, 급기야 ‘사띠’의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띠’를 처음에 ‘마음챙김’이라고 번역하였는데, 그것이 본래의 뜻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알아차림’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사띠’의 의미에 대해 이루어진 논쟁은 2000년부터 불교학회에서 일어났는데, 2009년부터 대중매체에 실리기 시작하면서 일파만파로 논란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이러한 논쟁의 과정을 표로 간단하게 요약하여 살펴보고 사띠의 의미를 자세하게 알아본 다음, 부처님께서는 ‘사띠’를 어떻게 말씀하셨는지 찾아보고 본래의 ‘사띠’ 의미를 명확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사띠’의 의미를 명확하게 알아보는 방법으로 ‘사띠’를 기반으로 수행하는 ‘아나빠나사띠 바와나’에 대해 살펴보고 여기에 ‘호흡명상’ 수행법에 대해 해설을 붙인 ‘위숫디막가(청정도론)’와 ‘아나빠나사띠’를 기반으로 한 ‘4념처’ 수행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사띠’의 본래 의미와 본래 의미를 기반으로 하는 ‘사띠’ 수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본론
1. 사띠 논쟁 요약 (정준영)
가. 논쟁의 시작
구분
내용
기간
불교학회
사띠의 의미와 번역용어 문제
2000년~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의 관계 문제
대중매체 [법보신문]
사띠의 의미와 우리말 번역 문제
2009년~
초기불교의 사띠와 현대 심리치료의 mindfulness 문제
나. 사마타 및 위빠사나와 선정의 성취 논쟁
위빠사나의 진행
연구자
색계
네 번째 선정
온전한 위빠사나가 진행
조준호
세 번째 선정
두 번째 선정
첫 번째 선정
가장 온전한 위빠사나가 진행
임승택
욕계 선정의 성취 이전
가장 온전한 위빠사나가 진행
김재성
다. ‘사띠’의 번역과 그 기능 논쟁
내 용
구 분
인경
김재성
지운
임승택
안양규
이필원
김준호
김정호
권오민
사띠
알아차림
마음챙김
알아차림
마음지킴
주의 관찰 기억
正念알아차림
알아차림
주의집중
마음챙김
순수한 주의
正念
삼빠잔냐
분명한 앎
알아차림
바른앎
알아차림
통찰
명확한 앎
알아차림
×
正知
사띠의 기능
수동적
능동적
수동적
능동적
×
×
능동적
×
×
삼빠잔냐의 기능
혜학
정학
혜학
정학
혜학
혜학
정학
×
×
위빠사나와
mindfulness명상의 관계
같다
다르다
×
다르다
다르다
×
다르다
같다
다르다
라. 대중매체 사띠 논쟁의 과제
언어는 시대와 지역의 산물이다.〈법보신문〉을 통해 진행된 사띠 논쟁은 초기불교뿐만 아니라, 현대심리학의 mindfulness 활용까지 그 의미와 폭이 상당히 넓었다. 따라서 사띠가 활용되는 문헌을 한정하여 논의한다면 그 의미를 분명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사료된다. 상좌부불교의 전통 안에서도 니까야와 《위숫디막가》나 주석서의 성립 시기는 1차 결집을 기준으로 1,000여 년이 차이가 나고, 스리랑카의 4차 결집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600여 년의 차이가 있다. 게다가 후에 만들어진 아비담마적 논서와 현대 수행지도자들의 의견까지 고려한다면, 붓다의 사띠와 현대의 사띠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따라서 사띠와 삼빠잔냐의 다양한 해석을 나열하기보다 시대적 구분에 따른 의미 변화를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이해하는 한 사띠는 아는 힘이 없다. 원하는 대상에 마음이 머물러 자세히 살피는 것이 사띠의 역할이다.《사띠빳타나 숫따(Satipaṭṭhāna Sutta, 念處經)》의 설명에 따르면, 사띠를 지닌 후에 ‘분명히 안다(pajānāti)’라는 동사가 따로 나온다. 이처럼 사띠와 빠자나띠의 역할은 다르다. 사띠는 대상에 머무르고 살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러한 이해는 김재성, 임승택의 설명과 유사하다. 따라서 ‘알아차림’과 같이 아는 역할은 사띠의 주기능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띠를 알아차림으로 번역한 것은 사띠에게 삼빠잔냐 혹은 빠자나띠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띠를 알아차림으로 번역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어원적으로 사띠에는 ‘마음’이라는 의미도 ‘챙김’이나 ‘지킴’이라는 의미도 없다. 단지 대상을 주시하는 것이 사띠 본연의 임무이다. 따라서 사띠의 기능적 의미를 강조하여 ‘챙김’ 혹은 ‘지킴’이라고 번역한다면 인경의 주장처럼 해석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사띠를 주시(注視)라고 자주 사용하나 한역이라 권장하지 않고 있다.
사띠를 빤냐로 연결해주는 역할은 삼빠잔냐가 한다. 삼빠잔냐는 ‘삼(sam)’과 ‘빠자나(pajāna)’가 합성된 명사로 ‘알아차림’ ‘분명한 앎(正知)’ 등으로 번역되고,‘awareness’‘clear comprehension’ 등으로 영역된다. 빠알리어 ‘sam’은 ①바르게, 정확히, 분명히, ②전체로써, ③평등하게, 고르게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pajāna’는 ‘빠자나띠’를 기본형으로 ‘분명히 알다’ ‘알다’ ‘이해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또한 ‘빠자나띠’는 그냥 아는 것이 아니라 강조나 지혜의 의미를 지니는 ‘pa’와 함께 ‘jānāti’가 합성되어 보다 분명한 알아차림을 나타낸다. 따라서 ‘삼빠잔냐’는 ‘바르게 분명히 아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말 번역에서 ‘삼빠잔냐’는 ‘알아차림’ 혹은 ‘분명한 앎’으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알아차림’이라는 번역어는 인경이 주장하는 ‘사띠’의 우리말 번역과도 혼용될 수 있는데, ‘사띠’라는 말에는 어원적으로 ‘안다(jānāti)’는 의미가 들어 있지 않다. 하지만 ‘삼빠잔냐’에는 ‘안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농부가 땅을 고를 때 호미의 역할이 ‘사띠’라면, 잡석의 많고 적음을 판단하는 일은 ‘삼빠잔냐’에 가깝다. 따라서 ‘앎’의 의미를 지닌 ‘알아차림’은 ‘사띠’보다 ‘삼빠잔냐’에 가깝다. 삼빠잔냐 외에도 대상을 아는 것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이들은 ‘산냐(saññā, 想)’ ‘윈냐나(viññāṇa, 識)’ 그리고 ‘빤냐(慧)’이다. 이들은 모두 ‘삼빠잔냐’처럼 ‘jānāti’즉 ‘알다’에서 파생된 명사들로 어원적으로 ‘앎’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띠가 이들 ‘삼빠잔냐’ ‘산냐’ ‘윈냐나’ 그리고 ‘빤냐’와 함께할 때는 앎을 포함한다. 이와 같이 사띠는 어떤 것과 함께하느냐에 따라 그 힘이 달라진다. 따라서 사띠를 알아차림이라고 번역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붓다는 사띠를 정학에 포함시키고 있다. 삼빠잔냐 역시 사띠와 함께 정학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정학의 특징 중 하나는 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육근을 통해 나타나는 대상이 없다면 사띠와 삼빠잔냐는 활동하기 어렵다. 여기서 삼빠잔냐는 사띠와 빤냐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혜학은 정학과는 다르게 대상이 없는 경우에도 작용할 수 있다. 《삼마딧티 숫따(Sammādiṭṭhi Sutta, 正見經)》의 설명에 따르면 지혜는 삼독심의 잠재 성향마저도 알 수 있다고 한다. 즉, 빤냐는 표면으로 드러나는 삼독심뿐만 아니라, 내재하고 있는 잠재성향마저도 제거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빤냐는 조건을 파악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기에 대상화되지 않은 숨어 있는 번뇌도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삼빠잔냐는 이러한 지혜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지 지혜와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물론 삼빠잔냐의 폭은 상당히 넓다. 삼빠잔냐는 정학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수행이 진행되기에 앞서 예비적인 수행법으로도 소개된다. 《가나까목갈라나 숫따(Gaṇakamoggallāna Sutta)》는 불교수행을 처음 시작하는 초심자를 위한 점진적인 수행의 과정을 설명하며, 본격적으로 오장애를 제거하고, 선정수행을 진행하기 이전에 예비적 수행법으로 삼빠잔냐 수행을 소개한다. 이 경우 삼빠잔냐를 지혜의 범주 안에 넣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 물론 정학을 통해 세 번째 선정의 상태 안에서 삼빠잔냐의 기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도 한다. 결국 사띠를 알아차림으로 번역하거나 삼빠잔냐를 혜학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사띠와 삼빠잔냐 자체의 의미보다, 이들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인경은 〈법보신문〉을 통해 심리치료에서 사용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는 사띠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위빠사나와 상응하는 개념이며, 넓은 의미에서 ‘명상’이라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반대로 심리치료의 영역에서 사용하는 마음챙김 명상을 사성제와 삼법인을 통찰하는 위빠사나라고 부르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위빠사나를 모태로 하여, 오늘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마음챙김 명상’ 혹은 ‘알아차림 명상’ 안에‘mindfulness’와 ‘awareness’의 의미가 혼재(混在)되어 있다. 이와 같은 혼용은 불교와 심리학 관련의 모든 분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알아차림이 mindfulness의 행위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이기에 마음챙김과 별도의 기능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취한다. 또한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사띠는 attention으로도 번역되는데 현상에 대한 주의나 집중의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브라운(Brown)과 라이언(Ryan)이 마음챙김 측정 도구로 개발한 ‘마음챙김 주의 알아차림 척도(Mindful Attention Awareness Scale: MAAS)’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마음챙김과 주의 그리고 알아차림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초기불교의 수행은 다르다. 수행자는 원하는 대상으로 마음을 향하여(manasikāra, 作意), 그 대상을 주시하고(sati), 그 대상을 분명히 알아차리는(sampajañña) 과정을 경험한다. 이들이 모두 동시에 일어나는 것 같지만 서로 다른 내적 기제로 구분된다.
수행자는 주의 기울임을 통하여 사띠를 얻고, 사띠로 알아차림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알아차림은 지혜로 이끌어준다. 이처럼 초기불교는 수행자의 관찰 과정에 대해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혜로 이끌어주는 위빠사나 수행은 수행자가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진정한 실재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심리치료에서 사용하는 mindfulness가 사띠를 포함할 뿐만 아니라 위빠사나와 상응하는 개념이라는 주장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법보신문〉을 통해서 진행된 사띠 논쟁에서는 김재성, 임승택, 김준호의 설명이 초기불교의 가르침과 좀 더 부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요약하면 ‘사띠’에는 ‘아는 역할’이 없고 알아차림은 쌈빠자나이기 때문에 ‘알아차림’으로 번역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사띠’에 ‘마음’이나 ‘챙김’이라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마음챙김’으로 번역해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적합한 번역은 ‘주시(注視)’라는 것입니다.
2. ‘사띠’의 본래적 의미
사띠가 8정도의 수행법으로 들어간 것이 정념(正念)입니다. 정념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념(正念) ① 8정도(正道)의 하나 사제(四諦)의 진리를 바로 보는 정견(正見)에 의해 삿됨이 없는 바른 사려(思慮)로 사물(事物) 그대로의 본성(本性)과 상태를 마음에 기억하여 잊지 않는 것
② 정토교(淨土敎)에서는 산란하지 않는 일념(一念)으로 염불(念佛)하는 것을 정념(正念)이라 한다. (전관응감수, 불교학대사전, 홍법원)
잡아함경에 사띠하는 방법에 대해 나와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것이 선명한 알아차림인가?
앞으로 갈 때나 뒤돌아설 때, 앞을 보거나 옆을 볼 때, 팔 다리를 굽힐 때나 펼 때, 가사를 입을 때나 들고 갈 때, 발우를 들고 갈 때, 음식을 먹고 마시며, 씹고 맛볼 때, 대변이나 소변을 볼 때, 걷고 서고 앉고 잠잘 때나 잠에서 깰 때에도, 말할 때나 침묵할 때에도 분명하게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있는지를 관찰하며, 행동해야 한다. 이와 같이 분명하게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서 마음을 챙겨야 한다. (잡아함경)
‘붓다의 초기수행을 따라서’라는 제목의 글을 읽어보면 ‘사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띠는 기억(되새김)하는 것이고, 뭘 기억(되새김)하냐는 한마디로 붓다의 담마(가르침과 수행법)를 기억(되새김)하는 것이다.”
“사띠(sati; 正念정념; 바르게 유념함)는 현재 연기법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지를 주의를 환기시켜 되새기는 것이다.”
“병에 걸렸을 때 나는 사띠를 일으켰다. ‘나는 병에 걸렸다. 그렇다고 게으름을 피울 때가 아니다’ 라고.”(테리가타 게송 30)
그리고 쌈빠자나의 의미도 서술하고 있습니다.
“쌈빠자나(sampajañña; 正知정지; 바르게 앎; 바르게 알아차림)는 현재 일어난 현상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포착해 내는 것이다.”
그러면 사띠와 쌈빠자나의 차이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3. 쌈빠자나와 사띠의 차이
부처님의 수행법은 사띠(Sati)하는 것입니다.사띠는 기억(억념)하는 것입니다.그런데 이 사띠 수행이 잘 못 전해져, '일아차림' 또는 '마음챙김'이라고 해석하여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거 미래 사방으로 돌아다니는 의식을 지금 이 자리에 돌아오게 하여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을 사띠라고 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좋지 않는 기억을 떠올리면 언짢고, 미래의 일을 떠올리면 걱정스럽고, 지금 사방으로 생각이 돌아다니면 불안하지만 마음을 지금 이 자리로 가져오면 언짢고 걱정스럽고 불안한 망상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 여기에 있는 현재의 몸과 마음도 과거 미래의 몸과 마음과 마찬가지로 붙잡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곧 몸의 감각기관(육근)으로 들어와(육입) 접촉(촉)한 대상(육경)의 이미지(상, 명색, 인식)를 알아차려(식, 알음알이) 생겨난 느낌(수)에 대한 갈애(심리현상, 욕구)는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무상한 것이고 그래서 거품과 같고 물 위에 비친 달그림자와 같아 허망하여 움켜잡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것이지요.지금 이 자리에 알아차린 것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쌈빠자나(Sampajañña, 알아차림)일뿐, 사띠가 아닙니다. 사띠는 기억(억념) 하는 것입니다. 곧 법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띠 쌈빠자나는 지금 이 자리를 알아차리고(쌈빠자나), 알아차린 것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하여 알아차린 것에 대하여 가진 집착(탐욕)을 놓아버리는 것입니다.사띠와 쌈빠자나에 대하여 예화를 들어 구분해 보겠습니다.
밤하늘에 달이 떠서 호수를 비추자 물 위에 달이 비쳤습니다.
원숭이 나라의 왕인 성성이는 원숭이 신하들을 데리고 길을 가다가 호수 위에 빠진 달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성이는 원숭이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큰 일 났다. 저 달이 물속으로 완전히 빠져버리면 밤에 어두워서 다니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빨리 저 달을 건져야겠다.”
그리고는 호수 가에 서 있는 나무 위에 올라가 팔을 뻗어 보았지만 달이 빠진 물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에게 나무 위로 올라와 자신의 한 팔을 붙잡으라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닿지 않자 또 다른 신하에게 나무 위로 올라와 그 신하의 한 팔을 붙잡으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여러 원숭이들이 연이어 팔을 붙잡아 늘어뜨리자 드디어 왕의 손이 물에 닿았습니다. 왕이 조심스럽게 달을 건져 올렸지만 손가락 사이로 물이 빠져 나가자 달도 빠져 나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왕은 다시 물 위에 비친 달을 건져 올렸습니다. 그러나 처음과 마찬가지로 달은 물과 함께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갔습니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건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수 없이 반복하였지만 달을 건지지 못하였고 원숭이들은 팔에 힘이 빠져 모두 물속으로 빠지고 말았습니다.
성성이는 물 위에 비친 달이 달그림자에 불과한 것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다만 달그림자가 물 위에 비춰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이 달이라고 알아차렸습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은 '쌈빠자나'입니다.
이렇게 알아차리고만 있어서는 달을 건져 올리려는 자신의 행동을 하나도 바꿀 수가 없습니다. 자신이 달이라고 보았던 것이 하늘에 떠 있는 실제 달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야 달그림자를 건져 올리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멈출 수 있습니다.
달과 달그림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어리석음(癡)입니다. 어리석음 때문에 달을 건지려는 탐욕심(貪)이 일어납니다. 탐욕심을 내려놓아야 달그림자를 달이라고 건져 올리려는 행위를 멈출 수 있습니다.
지금 물 위에 비친 달을 보면(쌈빠자나) 달처럼 보이는 것이 달과 물을 조건으로 하여 생겨난(연기한) 것으로 달그림자라고 바르게 알아차려서 달그림자는 거품과 같은 것일 뿐 실제 달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사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달'인줄 알고 붙잡고 있던 것을 놓아버릴 수 있습니다.이렇게 알아차린 것(쌈빠자나)이 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은 허상임을 놓치지 않고 기억(사띠)함으로써 달그림자와 같은 대상에 대하여 움켜잡았던 탐욕심이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탐욕심이 사라지면 대상에 대한 갈망이 쉬게 되고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됩니다.이러한 과정을 통해 대상에 대하여 일으킨 마음 작용을 모두 그치게 되어야 비로소 삼매(삼마 사마디, 정정)에 들게 되는 것입니다.탐욕이 사라지게 하는 수행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부정관입니다그러나 부정관을 심하게 하면 역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호흡관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자신의 몸을 알아차려서(쌈빠자나) 과거나 미래 사방으로 원숭이처럼 날뛰는 생각을 그치게 합니다.
그런 다음 호흡이 무상하게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을 보고 몸이 무상한 것이며, 몸도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몸과 마음 작용에 따라가 대상에 대한 갈애를 놓지 못하여 의욕을 일으키는 것이 생사 윤회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잊지 않고 기억(사띠, 억념)합니다.이러한 사띠 수행이 팔정도의 정념(正念)입니다.사띠를 '알아차림'이라고 잘 못 전해지게 된 것은 붓다고사가 스리랑카에 구전되어 오다가 문서로 남긴 책을 산스크리트어로 번역할 때 일어났습니다. 붓다고사는 요기 수행자의 제자였고 그 당시는 불교와 힌두교의 가르침이 섞여지게 될 때였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히 전해 받지 못한 붓다고사는 자신이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해석한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사띠를 통해 삼매에 드는 방법입니다. 붓다고사는 자신이 요기들로부터 배운 대로 삼매는 ‘집중’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집중을 하려면 하나의 경계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념해야 할 대상을 40가지로 정리해서 ‘40 까시나’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까시나에 마음을 집중하여 전념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고요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써서 삼매에 들었다 하더라도 삼매에서 일어나면 다시 일상적인 탐욕의 세계로 돌아오고 맙니다.
그래서 수정주의 요기로부터 배워 비상비비상처정까지 올라 간 싯다르타다 태자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수행인 고행을 하셨습니다. 고행주의는 영혼이 몸에 묶여 있기 때문에 영혼을 해탈시키려면 몸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반대로 몸을 혹사시키고 고통을 주어서 몸으로부터 욕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자이나교가 여기에 해당). 이러한 고행을 6년 동안 철저히 한 싯다르타 태자는 거의 죽음에 이르게 되어서야 고행을 버렸습니다.
우유죽으로 몸을 회복한 태자는 보리수 아래 앉아 농경제에 따라갔다가 벌레를 잡아먹는 새와 새를 잡아먹는 맹수들의 생존경쟁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사유에 잠겼다가 편안하게 삼매에 들었던 것을 회상하고, 삼매에 들기 위해 자신의 생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깊은 사유에 잠깁니다. 생사고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자리에 앉은 채 죽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사유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칠일 주야동안 깊은 사유에 잠긴 태자는 드디어 연기법을 깨달았습니다. 생사고의 시작은 무명에 있다는 것이지요(12연기).
이러한 방법으로 깨달으신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을 기억하여야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삼매에 들 수 있으며, 삼매 속에서 지혜가 생긴다고 하신 것입니다. 곧 모든 법은 연기한 것이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무상한 것이고 공간적으로 실체가 없는 것(무아)이라는 연기법을 기억하면 모든 법을 갈망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고, 내려놓으면 탐욕심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탐욕심이 사라짐으로써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바로 모든 마음의 작용(느낌, 망상, 욕구, 식별)이 그쳐 삼매에 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사띠로 삼매에 드는 과정을 설하신 아나빠나사띠를 살펴보겠습니다.
4. 아나빠나사띠 바와나
호흡을 통해 삼매에 이르는 과정
비구 나운은 한 나무 밑에 앉아 몸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잡고, 결가부좌하였다.
다른 생각이 없이 마음을 코 끝에 두고 긴 숨이 나가면 숨이 길다고 알고, 들어오는 숨이 길면 또한 숨이 길다고 알고, 나가는 숨이 짧으면 또한 숨이 짧다고 알고, 들어오는 숨이 짧으면 숨이 짧다고 알았다. 나가는 숨이 차면 또한 숨이 차다는 것을 알고, 들어오는 숨이 차면 또한 숨이 차다는 것을 알고, 나가는 숨이 따뜻하면 또한 숨이 따뜻하다고 알고, 들어오는 숨이 따뜻하면 숨이 따뜻하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숨이 있으면 있다고 알고,
때로는 숨이 없으면 또한 없다고 알았다.
만약 숨이 마음으로부터 나가면 또한 마음으로부터 나간다고 알고, 만약 숨이 마음으로부터 들어오면 또한 마음으로부터 들어온다고 알았다.
이 때에 나운은 이와 같이 사유하고 욕심에서 해탈하여 다시 악함이 없으며 깨닫고 관찰함에 기쁨과 평안함을 얻는 초선에서 놀며, 깨닫고 관찰함에 스스로 기뻐하여 일심으로 깨달음이 없고 관찰함이 없는 삼매의 기쁨인 이선에서 놀았다.
다시 기쁨조차 없고 오로지 몸의 즐거움을 알고 성현들이 늘 구하는 바인 평정하게 기뻐하는 삼선에서 놀며, 저 고락의 길이 멸하여 다시 근심이 없고 고가 없고 낙이 없고 생각이 청정한 사선에서 놀아 삼매 속에서 마음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었다.(증일아함경 제17 안반품)
이러한 아나빠나사띠를 해설한 청정도론의 내용을 인용하여 살펴보겠습니다.
5. 아나빠나사띠에 대한 붓다고사의 해설
붓다고사, 청정도론, 제7장 여섯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隨念)
1. 부정한 것 다음에 열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을 설했다. 거듭거듭(punappunaṁ)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챙김(sati)이 바로 ‘계속해서 생각함(anussati, 隨念)’이다. 혹은 일어나야 할 곳에서만 일어나기 때문에 바른 믿음으로 출가한 선남자에게 어울리는(anurūpā) 마음챙김(sati)이 ‘계속해서 생각함(anussati)’이다.
① 부처님에 대해서 일어난 계속해서 생각함(anussati, 隨念)이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함이다. 부처님의 공덕을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의 동의어이다.
② 법에 대해 일어난 계속해서 생각함이 법을 계속해서 생각함이다. 잘 설해졌음 등의 법의 공덕을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의 동의어이다.
③ 승가, ④ 계, ⑤ 보시, ⑥ 신, ⑦ 죽음, ⑧ 몸,
⑨ 들숨날숨에 대해서 일어난 계속해서 생각함이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ānpānasati, 出入息念)이다. 들숨과 날숨의 표상을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의 동의어이다.
⑩ 고요함(upasama)에 대해서 일어난 계속해서 생각함이 고요함을 계속해서 생각함이다. 모든 괴로움이 고요하게 가라앉음을 대상으로 한 마음챙김의 동의어이다.
1.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함(佛隨念) buddhānussatikathā
2. 열 가지 계속해서 생각함 가운데 부처님을 계속해서 생각함(佛隨念)을 수행하기를 원하고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가지 수행자는 적절한 거처에 조용히 혼자 머물면서 “이런[이유로] 그분 세존께서는 ① 아라한(Arahan, 應供)이시며 ②~⑩ 세존이시다.”[여래십호] 라고 불·세존의 덕을 계속해서 생각해야 한다.
3. 여기서 이것이 계속해서 생각하는 방법이다. ‘그분 세존께서는 이런 이유로 아라한 이시고, 이런 이유로 완전히 깨달으신 분(正等覺者)이시고… 이런 이유로 세존이시다’라고 계속해서 생각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분께서는 이와 같다는 말이다.
제8장 계속해서 생각함의 명상주제
9.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出入息念)
145.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 이 들숨날숨에 마음챙김을 통한 삼매를 닦고 많이 [공부]지으면 전적으로 고요하고 수승하고 순수하고 행복하게 머물고, 나쁘고 해로운(不善)법들이 일어나는 족족 즉시 사라지게 하고 가라앉게 한다.(S54:9/v.321)”라고 찬탄하셨다. 그리고 다시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여기 비구가 숲 속에 가거나 나무 아래에 가거나 빈 방에 가거나 하여 가부좌를 틀고 몸을 곧추 세우고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마음챙기면서 숨을 들이쉬고 마음챙기면서 숨을 내쉰다.
① 길게 들이쉬면서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pajānāti),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② 짧게 들이쉬면서는…
③ ‘온 몸을 경험하면서 들이 쉬리라’며 공부짓고(sikkhati)…
④ ‘몸의 작용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짓고…
⑤ ‘희열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짓고…
⑥ ‘행복을 경험…’
⑦ ‘마음의 작용(citta-saṅkhāra, 心行)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
⑧ ‘마음의 작용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리라’…
⑨ ‘마음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
⑩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들이쉬리라’…
⑪ ‘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쉬리라’…
⑫ ‘마음을 해탈케 하면서…’
⑬ ‘무상을 관찰하면서…’
⑭ ‘탐욕이 빛바램을 관찰하면서…’
⑮ ‘소멸을 관찰하면서…’
⑯ ‘놓아버림을 관찰하면서…’
211. 명상주제는 그 어떤 것이라도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는 자에게만 성취된다. 이 들숨 날숨의 명상주제 이외에 다른 것은 그것을 마음에 잡도리할 때 그에게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 들숨날숨의 명상주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대하고 수행하기 어렵다. 이것은 부처님과 벽지불과 부처님의 직계제자들과 대장부(mahāpurisa)들이 마음에 잡도리할 영역이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평범한 중생은 이것을 닦을 수 없다. 마음에 잡도리하면 할수록 그에 비례하여 더 고요해지고 더 미세해진다. 그러므로 여기선 강한 마음챙김과 통찰지가 요구된다.
213. (황소의 비유)
그와 같이 비구는 이 들숨날숨을 평소에 닿는 부분이 아닌 다른 곳에 찾아서는 안 된다. 마음챙김의 밧줄과 통찰지의 막대기를 가지고 평소에 닿는 곳에 마음을 안주하여 마음에 잡도리함을 일으켜야 한다. 이와 같이 그가 마음에 잡도리할 때 머지않아 그들이 다시 나타난다. 마치 그들이 모이는 물 마시는 곳에 황소들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 다음에 마음챙김의 밧줄로 묶어 바로 그 장소에 그들을 매어 통찰지의 막대기로 찌르면서 거듭거듭 명상주제에 전념해야 한다.
214. 그가 이와 같이 전념할 때 머지않아 표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진 않다. 어떤 자들에게는 가벼운 감촉을 일으키면서 솜처럼 비단처럼 산들바람처럼 나타난다고 어떤 자들은 말한다.
219. 그때 그는 오직 표상에 마음을 안주해야 한다. 이와 같이 이 [닮은 표상이 나타난] 이후부터 그는 안주함을 통해 닦는다. 왜냐하면 이와 같이 옛 스승들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닮은] 표상에 마음을 안주하고
갖가지 형태를 여의면서
지자는 들숨날숨에 자기 마음을 묶는다.
220. 이와 같이 그에게 표상이 나타나자마자 장애들이 억압되고 오염원들이 가라앉고 마음챙김은 확립되고 마음은 근접삼매에 든다.
221. 그때 [나타난] 색깔로 그 표상을 마음에 잡도리해서는 안 된다. 특징으로 반조해서도 안 된다. 부적합 거쳐 등 일곱 가지 부적합함을 피하고 일곱 가지 적합한 것을 수용하면서 끄샤뜨리야의 황후가 전륜왕이 될 태아를 보호하듯 농부가 익은 농작물을 보호하듯 그것을 잘 보호해야한다. 이와 같이 이것을 보호하고 거듭거듭 마음에 잡도리함을 통해 증장과 향상에 이르게 하여 열 가지 본 삼매에 드는 능숙함을 성취해야 하고(Ⅳ.§42), [삼매와 더불어] 정진을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Ⅳ. §66).
222. 이와 같이 노력할 때 땅의 까시나에서 설한 방법대로 바로 그 표상에서 사종선(四種禪)과 오종선(五種禪)을 얻는다.
이렇게 아나빠나사띠를 해설한 붓다고사는 요기들이 수행한 ‘호흡명상’과 부처님이 설하신 ‘아나빠나삿띠’를 같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사띠’에 충실하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삼매에 들게 된다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명상주제는 그 어떤 것이라도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는 자에게만 성취된다. 이 들숨 날숨의 명상주제 이외에 다른 것은 그것을 마음에 잡도리할 때 그에게 분명해진다. 그러나 이 들숨날숨의 명상주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중대하고 수행하기 어렵다.’
라고 해설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들숨 날숨의 명상주제는 다른 명상주제와 달리 명상주제를 마음에 잡도리해도 들숨 날숨의 명상주제가 분명해지지 않아서 수행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들숨 날숨의 명상은 들숨 날숨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들숨 날숨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면 쉽게 살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들숨 날숨의 주제가 분명해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사띠(Sati)의 의미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옛 스승들(요기)이 말해준 호흡명상의 방법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곧 숨이 들어가고 나가는 한 지점을 응시하고 거기에 집중하여 마음이 다른 곳으로 뺏기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전형적인 사마타 수행입니다. 이렇게 요기들의 호흡명상과 부처님이 설한 아나빠나사띠가 동일한 수행 곧 사마타 수행이라고 생각하여 사마타 수행의 방법대로 아나빠나사띠를 해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음 글은 요기들의 ‘호흡명상’과 ‘부처님이 설하신 ’아나빠나사띠‘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곧 ’호흡명상‘에는 ’아나빠나사띠에 들어 있는 호흡을 하면서 ‘선법을 생각하고 기억하여 불선법은 그치고 내려놓아 소멸하겠다고 학습하는 과정’이 빠져 있습니다. 이렇게 호흡하면서 불선법을 그치고 내려놓아 소멸하겠다고 공부하는 과정이 ‘4념처’입니다. 이러한 4념처가 빠진 채 호흡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지점에 ‘사띠’하는 단순한 ‘호흡명상’은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는 ‘사마타수행’일 뿐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방식으로 사마타 수행을 하여 삼매에 들었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번뇌의 억제일 뿐 근본적인 번뇌의 제거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해탈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호흡명상’과 부처님이 설하신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수습하여 4념처를 완성하는 ‘아나빠나사띠’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보시겠습니다.
6. 아나빠나사띠는 호흡명상인가?
다음은 ‘아나빠나사띠는 호흡명상인가?’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글 가운데 일부분입니다.
8. 올바른 아-나-빠-낫사띠(Ānāpānassati)를 기르는 것이 어떻게 아리야 자-나(Ariya jhānā) 및 막가 팔라(magga phala)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디빠 숫따(Dipa Sutta)라고도 하는 빠디-뽀빠마 숫따(Padīpopama sutta, SN 54.8)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 “소 사또-와 앗사사띠, 사또-와 빳사사띠(So satōva assasati, satōva passasati)”는 “그는 받아들여야 하는 담마(꾸살라, 즉 도덕적 담마)와 제거해야 하는(버려야 하는) 담마(아꾸살라, 즉 부도덕적인 담마)에 마음을 둔다”는 의미입니다.
* “‘빠띠닛삭가-누빳시- 앗사싯사-미-’띠 식카띠, ‘빠띠닛삭가-누빳시- 빳사싯사-미-’띠식카띠(‘paṭinissaggānupassī assasissāmī’ti sikkhati,‘paṭinissaggānupassī passasissāmī’ti sikkhati)”는 “도덕적인 것을 받아들이고(assasissāmi) 부도덕한 것을 제거함(버림)으로써(passasissāmi) 사람을 재탄생 과정에 묶는 결박을 제거함으로써(patinissaggānupassi) 훈육한다(sikkhati)”는 의미입니다.
아-나-빠-나에 깊이 새겨진 의미
9. 많은 빠알리(Pāli) 낱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나-빠-나(Ānāpāna)라는 낱말의 의미는 낱말 자체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나(āna)’와 ‘아-빠-나(āpāna)’라는 두 낱말이 결합되어 아-나-빠-나(ānāpāna)로 운이 맞춰집니다. 그것에 대해 마음챙기는 의미로 사띠(sati)가 추가되면, 아-나-빠-나사띠(ānāpānassati)가 됩니다.
* ‘아-나(āna)’는 ‘받아들임(수용함/취함)’이며, 싱할라어로 ‘아-나나야(ānanaya)’는 ‘수입(들임)’입니다. ‘아-빠-나(āpāna)’는 ‘버림’이며, 싱할라어로 ‘아빠-나나야(apānanaya)’는 ‘수출(내보냄)’입니다. 따라서 ‘아-나(āna)’ + ‘아-빠-나(āpāna), 즉 ‘아-나빠-나(ānapāna)는 ‘받아들임/버림’, 또는 ‘들임/내보냄’을 의미합니다.
* ‘앗사(assa)’는 ‘아-나(āna)’와 같고, ‘빳사(passa)’는 ‘아-빠-나(āpāna)’와 같습니다. 스리랑카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그들의 방을 청소하라고 할 때, “까-마라야 앗사 빳사 까라-간나(kāmaraya assa passa karāganna)”라고 말합니다.
* 방을 청소할 때, 아이는 잡동사니들을 제거해야(빳사, passa) 하지만, 꽃병과 같은 것들은 들여놓아(앗사 assa) 방을 쾌적하게 할 수 있고, 또는 의자들을 들여놓아 유용하게 할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모든 것을 버리거나 받아들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선택적으로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나쁜 것’을 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마음 챙김의 역할입니다. 그 마음 챙김은 호흡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호흡 명상은 해로울 수 있다
10.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흡 명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웰빙(만족/행복) 상태에 들러붙어 있기 때문에 ‘호흡 명상’이라는 잘못된 실천 수행을 포기하기를 꺼립니다. 그러나 그 완화(경감) 상태는 일시적일 뿐입니다.
* 호흡 명상을 통해 아나-리야 자-나-(anāriya jhānā)에 도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 자-나-(jhānā)도 또한 오염물(번뇌)이 억제되기만(억눌려지기만)한 상태이므로 일시적입니다. 그 반면에, 올바른 아-나-빠-나사띠 바-와나-(Ānāpānasati Bhāvanā)를 통해 얻은 아리야 자-나(Ariya jhānā)는 영구적입니다. 그것은 첫 번째 아리야 자-나(Ariya jhāna)에 이르는 것도 까-마 라-가(kāma rāga)를 단지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제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마-디, 자-나, 막가 팔라 - 소개’ 및 ‘세간 자-나 대 출세간 자-나’를 참조하세요.
* 호흡 명상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고요하게 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호흡 명상으로는 닙바-나(Nibbāna)를 향한 큰 진전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필자는 많은 사람들이 중독되는 것을 보았는데) 그것에 ‘중독’되면 성스런 길(팔정도)을 따르는 것을 방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흡 명상은 중독성이 있고 결국에는 해로움’포스트를 참조하세요.
“그는 와 제거해야 하는(버려야 하는) 담마(아꾸살라, 즉 부도덕적인 담마)에 마음을 둔다”는 의미입니다.
이 글에서 요점은 잘못 알려진 호흡명상은 일시적인 번뇌 억제 효과만 있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빠지면 중독되기 쉬운 것이므로 해로울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은 제대로 된 호흡명상이라고 할 수 없다. 부처님이 설하신 아나빠나사띠는 도덕적인 것(받아들여야 하는 담마, 꾸살라, 즉 도덕적 담마)을 받아들이고(assasissāmi), 부도덕한 것(제거해야 하는, 버려야 하는 담마, 아꾸살라, 즉 부도덕적인 담마)을 제거함(버림)으로써 사람을 재탄생 과정에 묶는 결박을 제거함으로써 훈육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나빠나사띠는 옛 요기들이 해왔던 호흡명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 부처님이 설하신 아나빠나사띠를 자세히 분석해 보기 위해 아나빠나사띠로 4념처 수행을 완성한다고 설하는 니까야를 살펴보겠습니다.
7.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경으로 본 4념처 수행
비구들이여,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수습할 때 커다란 과보와 이익이 있다오. 비구들이여, 호흡에 대한 주의 집중을 꾸준히 수습할 때 4념처(念處)가 완성되고, 4념처를 꾸준히 수습할 때 7각지(覺支)가 완성되고, 7각지를 꾸준히 수습할 때 해탈명지(解脫明智)가 완성된다오.
비구들이여, 그렇다면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은 어떤 것이며, 어떻게 꾸준하게 수행하며, 어떤 커다란 과보와 이익이 있는가?
비구들이여, 비구는 숲이나 나무 아래나 한적한 곳에 가서 가부좌(跏趺坐)를 하고 앉아 몸을 똑바로 세우고 정신을 바짝 차려 주의집중을 한다오. 그는 주의집중하여 내쉬고, 주의집중하여 들이쉰다오.
① 길게 내쉬면서 ‘나는 길게 내쉰다’라고 알아차리고, 길게 들이쉬면서는 ‘나는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린다오.
② 짧게 내쉬면서…
③ ‘나는 온 몸을 느끼면서 들이 쉬겠다’라고 학습(學習)하고, …
④ ‘나는 신행(身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들이쉬겠다’라고 학습하고…
⑤ ‘나는 기쁨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라고 학습하고, …
⑥ ‘나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
⑦ ‘나는 심행(心行)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 …
⑧ ‘나는 심행(心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들이쉬겠다.’ …
⑨ ‘나는 마음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
⑩ ‘나는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들이쉬겠다.’ …
⑪ ‘나는 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쉬겠다.’ …
⑫ ‘나는 마음을 자유롭게 하면서…’
⑬ ‘나는 무상(無常)을 관찰하면서…’
⑭ ‘나는 이욕(離欲)을 관찰하면서…’
⑮ ‘나는 지멸(止滅)소멸을 관찰하면서…’
⑯ ‘나는 포기(捨離)를 관찰하면서…’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흐름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수습할 때 이와 같이 커다란 과보와 이익이 있다오.
비구들이여, 그렇다면 어떻게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수습할 때 어떻게 4념처(念處)가 완성되는가?
비구들이여,
① 길게 내쉬면서 ‘나는 길게 내쉰다’라고 알아차리고, 길게 들이쉬면서는 ‘나는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② 짧게 내쉬면서…
③ ‘나는 온 몸을 느끼면서 들이 쉬겠다’라고 학습(學習)하고, …
④ ‘나는 신행(身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들이쉬겠다’라고 학습하고, ‘나는 신행(身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내쉬겠다’라고 학습할 때,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가 몸을 대상으로 몸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비구들이여, 나는 이러한 들숨날숨(出入息)을 여러 몸들 가운데 하나의 몸이라고 말한다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비구는 몸을 대상으로 몸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비구들이여,
⑤ ‘나는 기쁨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라고 학습하고, …
⑥ ‘나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
⑦ ‘나는 심행(心行)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 …
⑧ ‘나는 심행(心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들이쉬겠다.’라고 학습하고, ‘나는 심행(心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서 내쉬겠다’라고 학습할 때,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가 느낌(受)을 대상으로 느낌(受)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나는 호흡에 대한 철저한 주의(注意)를 여러 느낌(受)들 가운데 하나의 느낌(受)이라고 말한다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비구는 느낌(受)을 대상으로 느낌(受)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비구들이여,
⑨ ‘나는 마음을 느끼면서 들이쉬겠다.’…
⑩ ‘나는 마음을 기쁘게 하면서 들이쉬겠다.’ …
⑪ ‘나는 마음을 집중하면서 들이쉬겠다.’ …
⑫ ‘나는 마음을 자유롭게 하면서 들이쉬겠다.’ 라고 학습하고, ‘나는 마음을 자유롭게 하면서 내쉬겠다.’라고 학습할 때,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가 마음(心)을 대상으로 마음(心)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나는 주의집중을 망각하고 알아차림이 없는 사람에게는 호흡(呼吸)에 대한 주의집중수행을 이야기하지 않는다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비구는 마음(心)을 대상으로 마음(心)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비구들이여,
⑬ ‘나는 무상(無常)을 관찰하면서…’
⑭ ‘나는 이욕(離欲)을 관찰하면서…’
⑮ ‘나는 지멸(止滅)소멸을 관찰하면서…’
⑯ ‘나는 포기(捨離)를 관찰하면서 들이쉬겠다.’ 라고 학습하고, ‘나는 포기(捨離)를 관찰하면서 내쉬겠다.’라고 학습할 때,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가 법(法)을 대상으로 법(法)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통찰지(般若)로 통찰하여 탐욕과 근심을 버리는 사람이 훌륭한 통찰자라오. 비구들이여, 그러므로 비구는 법(法)을 대상으로 법(法)을 관찰하면서 열심히 알아차리고 주의집중하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수습할 때 이와 같이 4념처(念處)가 완성된다오.
결론
지금까지 사띠의 의미에 따른 번역의 논쟁과 사띠의 기능에 대한 견해 차이를 알아보았고 사띠와 쌈빠자나의 차이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들숨날숨을 사띠 하는 수행법인 아나빠나사띠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부처님이 설하신 아나빠나사티와 그 이전의 호흡명상의 차이점을 청정도론과 아나빠나사띠를 꾸준히 수습할 때 완성되는 4념처를 비교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정념(正念)으로 번역되었던 사띠의 의미가 본래 뜻은 기억(記憶)함, 억념(憶念)함이었지만, 바르게 기억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에 8정도 수행에서 제 기능을 상실하여왔고, 수행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계·정·혜 3학이었습니다.
이렇게 잊혀진 채 지내오다가 불교가 서구에 알려지면서 니까야를 중심으로 한 근본불교 그리고 니까야를 기반으로 수행법을 정리한 논서인 청정도론에 의지하여 새롭게 사띠(Sati)가 수행의 핵심임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띠를 다시 우리 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띠를 ‘마음챙김’으로 번역하였는데 이러한 번역에 문제를 제기하고 ‘알아차림’으로 번역해야 더 사띠의 의미가 분명해진다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사띠를 ‘마음지킴’, ‘주의’, ‘관찰’, ‘기억’, ‘정념’, ‘주의집중’으로 번역하는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습니다. 이러한 논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정준영은 사띠의 의미를 보다 더 정확히 하여 ‘주시(注視)’라고 말해 왔지만 한자이기 때문에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사띠가 주시(注視)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이것을 순 우리말로 ‘살펴 봄’이라고 번역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이유는 ‘살펴 봄’이 사띠의 의미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내준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띠를 ‘마음챙김’이라고 했을 때 마음을 챙긴다는 의미가 쉽게 이해되지 않아서 널리 통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다음 사띠를 ‘알아차림’이라고 했을 때 사띠의 기능을 넘어서 사띠한 결과를 말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습니다. 또한 알아차림은 ‘쌈빠자나’의 번역으로 적합하기 때문에 사띠를 알아차림이라고 하면 사띠와 쌈빠자나를 구분하기 어렵게 됩니다.
사띠하여 그 결과 쌈빠자나하게 됩니다. 곧 살펴 본 결과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지요.
이어서 ‘주의(注意)’, ‘주의집중(注意集中)’, ‘순수한 주의(注意)’도 사띠의 의미와 통용되는 번역이 되지만 ‘주시(注視)’와 마찬가지로 한자어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분명하게 또한 단일하게 전달되지 못한다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관찰(觀察)’, ‘기억(記憶)’, ‘정념(正念)’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관찰(觀察)’의 뜻은 ‘사물을 주의 깊게 살펴 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말로 ‘살펴 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기억(記憶)’의 뜻은 ‘지난 일을 잊지 아니함’입니다. 여기서 지난 일이란 ‘법(法; 사성제)’을 전해 듣고 괴로움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성제를 항상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띠란 사성제를 기억하여 지금 눈앞에 벌어진 현상을 진리의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지요. 정념(正念)의 뜻도 마찬가지로 사성제를 바르게 기억하여 현실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곧 사띠란 진리의 안목(正見; 제법의 진상을 바르게 판단하는 지혜)으로 살펴보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관찰·기억·정념’ 모두 ‘살펴 봄’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겠습니다.
어떤 사물에 대해 우리 마음이 그것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관심을 가지면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관찰을 잘하려면 주의를 집중하여 살피게 됩니다. 이렇게 주의를 집중하여 살피는 것 이것이 ‘사띠’입니다.
면 입니다. 주의를 집중하여 살펴보면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렇게 알아차리는 것이 ‘쌈빠자나’입니다.
예를 들어 대문 밖에 어떤 인기척을 느꼈습니다. 방안에 있던 주인은 ‘누가 왔나?’ 하고 관심을 보입니다. 그리고 누가 왔는지 관찰하기 시작합니다.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목소리라든지 모습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그 결과 친구가 찾아왔음을 알아차립니다.
그러므로 알아차리게 된 순서는 ‘①관심→ ②관찰→ ③살펴 봄→ ④알아차림’입니다.
알아차린 뒤에 다시 더욱 사띠를 강화시켜 ‘친구가 건강한지’, ‘무슨 목적으로 찾아왔는지’ 살펴 볼 것입니다. 그리고 친구가 병이 생겼거나 사업에 실패했거나 하여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부처님의 법(사성제)을 기억하여 진리의 안목으로 살펴보고(사띠) 자비심을 일으켜 구호해주고 법(法)을 전해주어 편안하게 해주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진리의 안목으로 살펴봄으로써 괴로움을 일으키는 몸과 마음을 ‘나’로 집착하는 어리석음을 내려놓게 됩니다. 이렇게 집착을 내려놓음으로써 삼매에 들게 되고 사선정에 들어서 반야(智慧)가 생겨나 열반을 얻게 됩니다.
그러므로 앞에서 살펴 본 것을 연장하면 ①관심→ ②관찰→ ③살펴 봄(사띠)→ ④알아차림(쌈빠자나)이 일어나는데 살펴 봄(Sati)이 정념(正念)이 아닐 경우 산냐(saññā, 想)→윈냐나(viññāṇa, 識)로 알아차리게 되고, 정념(正念)일 경우 정정(正定; 4禪定)에 들어 → ⑦빤냐(慧)로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띠는 들숨날숨에 적용하여 수행하는 ‘아나빠나사띠’에 대해 부처님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호흡명상’과 같은 것으로 해설한 청정도론에 의해 잘 못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붓다고사는 사띠를 ‘집중(集中)’으로 해석하였습니다. 그래서 들숨날숨이 느껴지는 코끝에 집중하여 마음을 그곳에 두고 다른 곳으로 마음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붙들어 매어야 삼매에 들게 되고, 삼매에 들어야 혼란한 마음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삼매에 드는 것은 일시적으로 번뇌를 억누르기만 할 뿐 번뇌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이러한 방식의 호흡명상을 아나빠나사띠로 오해한 제자에게 그것이 아니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아나빠나사띠는 들숨에 선법(善法)이 들어오게 하고, 날숨에 불선법(不善法)이 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아나빠나사띠 곧 호흡에 대한 주의집중을 꾸준히 학습하면 4념처가 완성된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 방법은 숲이나 나무 아래나 한적한 곳에 가서 가부좌를 한 채 몸을 곧게 세우고 자기 앞으로 주의집중하여 숨을 내쉬고 들이쉬면서 다음과 같이 전념(專念)하는 것입니다.
①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고 숨이 길면 ‘나는 길게 숨을 들이쉰다’라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고 숨이 길면 ‘나는 길게 숨을 내쉰다.’라고 알아차린다.
②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고 숨이 짧으면 ‘나는 짧게 숨을 들이 쉰다’라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고 숨이 짧으면 ‘나는 짧게 숨을 내쉰다.’라고 알아차린다.
③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온 몸을 느껴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온 몸을 느껴본다.
④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몸의 움직임을 그쳐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몸의 움직임을 그쳐본다.
여기까지가 몸(身)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⑤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기쁨을 느껴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기쁨을 느껴본다.
⑥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즐거움을 느껴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즐거움을 느껴본다.
⑦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의 움직임을 느껴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의 움직임을 느껴본다.
⑧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의 움직임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의 움직임을 고요히 가라앉힌다.
여기까지가 느낌(受)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⑨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느껴보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느껴본다.
⑩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기쁘게 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기쁘게 한다.
⑪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집중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집중한다.
⑫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
여기까지가 마음(心)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⑬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무상(無常)을 관찰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무상(無常)을 관찰한다.
⑭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이욕(離欲)을 관찰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이욕(離欲)을 관찰한다.
⑮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지멸을 관찰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지멸(止滅)을 관찰한다.
⑯ 들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포기(捨離)를 관찰하고, 내쉬는 숨을 살펴보면서 포기(捨離)를 관찰한다.
여기까지가 법(法)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위와 같이 들숨날숨을 살펴보면서 4념처(몸·느낌·마음·법) 가운데 불선법(不善法)은 그치고 내려놓고, 선법(善法)은 증장시키며 살아갈 때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을 없앨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들숨날숨을 살펴보는 것을 꾸준히 수습(專念)할 때 4념처(念處)가 완성되고, 4념처를 꾸준히 수습할 때 7각지(覺支)가 완성되고, 7각지를 꾸준히 수습할 때 해탈명지(解脫明智)가 완성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아나빠나띠는 단순히 호흡을 느끼는 지점을 알아차리고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들숨날숨을 살펴보면서 ①~④와 같이 몸을, ⑤~⑧과 같이 느낌을, ⑨~⑫와 같이 마음을, ⑬~⑯과 같이 법을 대상으로 하여 관찰하고 느껴보아 ‘꾸살라’ 곧 도덕적인 담마는 받아들이고 ‘아꾸살라’ 곧 부도덕적인 담마는 그치고 내려놓고 버리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세간에 대한 탐욕과 근심이 없어지고, 삼마디(正定; 4선정)에 들게 되며, 그 결과 반야(般若)가 생기고, 기쁨과 해탈 그리고 즐거움과 열반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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