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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숙
(Homepage) |
2012-08-07 12:19:16, 조회 : 2,464, 추천 : 562 |
3. 위빠사나 수행의 실천
12연기는 괴로움을 소멸할 수 있는 원리를 가르칩니다. 원리를 알았으면 이제 괴로움을 소멸하는 길을 직접 가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이 길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매순간 느낌이 있고, 그것을 알아차리는 마음의 작용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길을 선택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마음 습관이 대상을 보면 자기 입장에서 판단 분별하여 취사선택하는 일만 해왔기 때문에, 현재의 느낌을 대상으로 한번 알아차리려는 마음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순간 알아차림을 놓치고 갈애와 집착과 업의 생성을 빠르게 진행해버립니다. 이때 수행은 이미 진행된 것을 알아차리는 일부터 합니다.
그래서 항상 마음을 현재 자신의 몸에 붙여서, 마음을 현재에 있게 하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몸을 통해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느낌이 일어나고 거기서 갈애가 일어나는 것까지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처럼 몸에 대한 알아차림을 확립할 때, 느낌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수많은 생명 중에서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길고 긴 윤회에서 벗어날 좋은 기회가 왔다는 것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지금 경험하는 행복이나 불행을 단지 느낌으로 알아차리며, 행복이나 불행을 내 것으로 집착하지 않는 힘을 키워줍니다. 이렇게 좋고 싫은 느낌을 단지 대상으로 볼 수만 있다면, 느낌이 조건에 의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을 통찰하게 됩니다. 이처럼 느낌의 사라짐을 보면 느낌에서 위빠사나의 도인 정견, 정사유, 정정진, 정념, 정정의 도를 계발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괴로움을 소멸하는 길을 가기 위해서, 매순간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위빠사나 수행을 해야 합니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아무리 12연기를 알고 이해한다고 해도, 생사윤회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수행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를 사실대로 ‘그랬네!’라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즐거울 때는 즐거워하고 있네! 라고 알아차리고, 괴로울 때는 괴로워하고 있네! 라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좋아할 때는 좋아하고 있네! 싫어할 때는 싫어하고 있네! 라고 그 상황을 영화 보듯이 구경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하는 ‘나’는 단지 알아차림의 대상으로 객관화됩니다. 즐거워하거나 괴로워했던 내 느낌은 과거이고, 지금은 그것을 아는 마음이 있는데, 거기에는 ‘나’가 들어있지 않고, 단순하게 현재의 대상을 아는 마음만 있습니다. 이처럼 ‘나’라는 것이 빠지면 느낌에서 갈애가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위빠사나의 위(vi)는 분리하는 것, 객관화 하는 것입니다. 내 몸, 내 마음이 아닌, 그냥 몸과 마음으로 보는 것입니다. 나라는 관념에서 몸과 마음을 분리해놓고 본다는 뜻이 위(vi)에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있는 그대로 대상을 분리할 때,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고 보는 눈이 열립니다. 여기에 나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어렵습니다. 그동안 모든 것에 내가 기본으로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을 시작하는 처음부터 몸과 마음이 대상으로 분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대상에 빠진 것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 과정을 거처야 알아차리는 힘이 생기고, 점차 대상을 있는 그대로 분리해 놓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알아차림을 놓친 것을 알고 다시 알아차림을 시작하는 단순한 ‘노력’입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꾸 알아차리는 일을 할 뿐입니다.
道果, 열반을 성취하는 것은 수행자가 알아차린 만큼 익어갈 것이니, 바라지 않고, 걱정하지 않고, 그냥 알아차리기만 합니다.
교재 : 도서츨판 행복한 숲에서 발행한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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